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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기업 채용 담당이 전하는 입사 '팁'
[머니S리포트- 제약·바이오 인재 영입전③] 하반기 1900명 뽑는다… 생기 도는 채용시장
- 머니S 지용준 기자 입력 : 2022.10.20 06:50
편집자주 몸집이 커진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규모와 더불어 질적 성장에 있어서 인력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의 채용문이 활짝 열린 가운데 신입부터 전문가까지 채용 폭을 넓히는 분위기다. 전문가의 경우 경쟁사를 비롯해 빅파마나 인·허가 기관 출신을 모셔오는 형국이다. 영입전이 과열되면서 기술유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업계를 살펴봤다.
▶기사 게재 순서
①FDA·빅파마 출신도 한국행… K-바이오 전문가 영입 속도
②인재 빼오기? 지속되는 제약바이오 기술유출 논란
③제약바이오 채용 담당이 전하는 인사 '팁'
①FDA·빅파마 출신도 한국행… K-바이오 전문가 영입 속도
②인재 빼오기? 지속되는 제약바이오 기술유출 논란
③제약바이오 채용 담당이 전하는 인사 '팁'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제약바이오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지난 11일 '2022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한모씨(25)는 지난 1년 동안 제약바이오 채용문을 두드렸다. 그는 영어 회화와 각종 스펙을 쌓아왔으나 1차 관문인 서류전형에서 매번 탈락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박람회 사전채용 공고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한씨는 현장 면접 준비에 집중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만 93개 기업이 1900여명의 채용을 예고했다.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잇따라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고 취업준비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번 채용박람회 개막 당일에만 취업준비생 3000여명이 몰렸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 기술과 AI(인공지능)·사물인터넷·정보통신기술·빅데이터 등의 융·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부상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청년들과 함께 미래를 열 것이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는 대표적인 인력 중심의 산업이다. 연구개발을 비롯해 ▲영업·마케팅 ▲특허 ▲임상전략 ▲제제연구 ▲사업개발 ▲해외사업 ▲품질관리 ▲품질보증 등 다양한 직군이 사람에 의존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바이오헬스의 고용효과는 기업의 생산량이 10억원 증가할 경우 16.8명으로 전 산업 평균(8.0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필요 인력이 타 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취업 선택지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잡코리아가 발표한 '취업 희망 업종 및 기업' 설문에 따르면 남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1021명 가운데 38.8%가 제약·바이오·의료 분야 취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업종 중 1위로, 2위인 IT·정보통신 분야보다 17.6%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확인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채용박람회 개막 전 지난 7일까지 홈페이지에 3만4000여명이 방문했고 행사장 입장을 위한 사전 등록 성격의 회원 가입자는 140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한기승 대웅제약 인사팀 팀장은 "젊은 세대가 동영상에 익숙하다는 데 착안한 방식이다"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취업준비생의 언어로 제작된 3~5분가량의 영상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영상 자기소개서는 서류 전형으로 돌려막기식 지원을 막을 수 있다"며 "채용된 인턴에게는 직무와 관련된 모든 교육이 지원되며 참여자들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인사 담당자가 입 모아 말하는 취업 팁은 직무에 알맞은 지원자의 경험이다. 이정선 동아쏘시오홀딩스 HR(인적자원)혁신실 선임은 "직무마다 모집하는 요건이 다르다"며 "자신이 지원하려는 직무에 맞는 경험이 합격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무가 요구하는 표면적인 스펙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 성장의지를 갖췄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만을 위한 자기소개서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인사담당자의 조언도 나왔다. 최경민 유한양행 인사팀장은 "면접 전 취업준비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 자기소개서다"면서 "남들과 똑같은 자기소개서가 아닌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지, 왜 우리 회사여야 하는지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