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희우 기자] 금융권 취업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신규 채용 규모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하반기 채용에 나선 지방은행 역시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하반기 채용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이 총 500명으로 가장 채용 규모가 크다. 이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각각 250명 정도를 충원했다. 지난해 하반기 2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한 것에 비해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약 1500명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은행 업무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는 데다 희망퇴직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은행 점포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시중 5대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총 3916개로 2019년 말(4661개)에 비해 16%가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희망퇴직자가 줄어들며 채용 인원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초 4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총 1496명으로, 지난해(1729명) 보다 13% 가 감소했다. 경력직 선호 현상도 채용 인력이 줄어든 것에 한 몫을 했다.
이에 지방은행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은 지역인재와 일반인재로 구분해 모집할 방침이다. 지역 내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인원의 70~80%를 지역 인재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번 채용은 ▲블라인드 채용 ▲AI역량 검사로 진행된다. 전북은행 채용전용 홈페이지를 통한 원서접수를 시작해 서류전형·온라인 필기전형·1차·2차 면접 전형 등을 거쳐 11월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일반·전문·IT분야 직군으로 나눠 채용할 방침이다. 서류전형은 지난 18일까지 마감됐으며 합격자발표는 오는 24일이다. 필기전형은 28일, 종합면접전형은 다음달 7일부터 8일 중 실시할 계획이다.
경남은행도 1차 서류전형·2차 필기·3차 면접을 통해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2차 필기 시 일반은 직무기초 소양 문제 등으로 진행되며, IT직군은 온라인 코딩 테스트가 이뤄진다. 종합면접에서는 역량·상황·PT면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8월 하반기 전문직원 공개채용에 나선 iM(아이엠뱅크)는 iM뱅크 앱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 디지털 분야 채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시니어 프로’로 채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iM뱅크(아이엠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조직의 다양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직종 직무와 인력을 채용하게 되었으며, 출중한 이력을 쌓은 시니어 프로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채용 시장 안정에 이바지하는 한편 고객 편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방은행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채용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역 경기 침체와 더불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디지털의 영역 구분이 없어지면서 지방은행도 디지털 금융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으로. IT분야 인재 채용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갈수록 공채 대신 수시 채용으로의 전환이 확대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이번 하반기 채용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을 양산이다"고 말했다.